학과소개Department of History, Chung-Ang University

교수소개
현직교수
· 차용구 교수
· Tel : 02-820-5138
· E-mail : ygcha@cau.ac.kr
· 학력
고려대학교 사학과, 독일 Passau대 문학박사 (「중세 독일의 교회영방정책에 대한 연구 -파사우 교구를 중심으로-」)
· 전공
  서양 중세사, 서양교회사, 독일사, Border Studies

· 담당과목
  중세 봉건시대와 기독교사회, 서양사회경제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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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 소개

 

 





활동내역
GMRC 신간소개(교수신문 <저자가 말하다>)
조회수 : 302 등록일 : 2025-11-14

출처: 교수신문 (2025.11.17): https://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149336

■ 자자가 말하다_ 『유럽의 국경사: 배제와 공존의 역사』 (차용구 지음, 한울엠플러스, 320쪽, 2025.08)

국경의 재사유 장벽에서 접경의 장()으로

 

차용구(중앙대 역사학과 교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30여 년이 지난 지금, 아이러니하게도 세계 곳곳에서는 새로운 장벽들이 다시 경쟁적으로 세워지고 있다. 유럽 각국은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유입되는 난민 흐름을 통제하기 위해, 베를린 장벽의 여섯 배 길이에 해당하는 총 1,000km 이상의 국경 장벽을 새로 구축했다. 미국 또한 멕시코 국경에 높이 9m의 강철 벽을 세우고 이를 철의 장막 작전(Operation Iron Curtain)’이라 명명했다. 역사는 마치 과거로 되돌아가는 듯하다.

 

국경의 증식과 폐쇄성의 강화는 역설적으로 국경 연구(Border Studies)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촉발하였다. 필자는 변화하는 시대와 학문적 흐름 속에서 국경의 의미와 기능을 새롭게 성찰하며, 그 역사적 맥락을 재구성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외 학계에서도 경계 연구국경 연구가 활발히 전개되면서, 나의 이론적 토대 또한 점차 그 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고전적 국경 연구는 국경을 국가와 국가를 구분하는 지리적 경계이자, 주권과 영토, 그리고 국민의 존립을 지키는 방벽으로 이해하였다. 국가는 국민의 생존 공간을 확보하고 국경선을 확장하며, 주변의 약소국을 병합하거나 식민화하는 것을 일종의 자연스러운 질서로 간주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은 국경의 배타적·공격적 기능만을 강조함으로써, 국경을 매개로 이루어진 교류와 접촉의 역사, 그리고 국경을 넘어 전개된 탈국가적·노마드적 움직임을 간과하였다. 역사적으로 경계는 다양한 문화와 가치가 경쟁하고 공명하는 접경지대(contact zone)’였다. 이곳은 서로 다른 체제와 권력이 맞닿아 조우하고, 때로는 충돌과 저항을 거치며, 교섭과 변용이 교차했던 역동적이면서도 창조적인 공간이었다. 러시아 제국의 변방 코카서스에서 태어난 스탈린은 바로 이러한 국경지대의 인간(a man of the borderlands)’으로, 그는 다중적 국경이 개인의 정체성과 정치적 세계관, 그리고 국가 정책의 형성 과정에 얼마나 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인물 중 하나이다.

 

고전적 국경론은 또한 문명과 야만’, ‘가해자와 피해자’, ‘침략과 저항이라는 이분법적 서사를 반복 재생산했다. 이러한 고정된 인식의 이면에는 우리타자를 구분해 온 근대 서구의 인종주의적·식민주의적 이데올로기가 자리하고 있었다. 인종과 민족, 그리고 국가의 눈으로 본 국경은 반목과 갈등이 교차하는 선이었으며, 동시에 문명과 야만을 가르는 인식의 장벽이었다. 문명의 승리를 위해 국경은 끊임없이 확장되어야 했으며, 일단 확립된 경계는 결코 침해되어서는 안 되는 신성한 영역으로 간주되었다. 국경은 문명의 개척지, 식민 이주민은 그 문명을 전파하는 주체로 정당화되었다.

 

이에 반해 최근의 비판적 국경 연구는 국경을 고정된 선이 아니라, 역사적·사회적·담론적 맥락 속에서 끊임없이 구성되고 재생산되는 과정으로 이해한다. 국경은 권력과 정체성이 교차하며 지속적으로 협상되고 변형되는 공간이며, 그 의미는 본질적으로 유동적이고 관계적이며 과정적이다. 이러한 시각의 전환은 단순히 연구 대상의 확장을 넘어, 경계를 인식하고 해석하는 방식 자체의 근본적 변화를 뜻한다.

 

유럽의 국경사: 배제와 공존의 역사는 변화하는 학문적 방법론의 흐름 속에서, 국경지대에 켜켜이 덧씌워진 신화와 오해의 층위를 비판적으로 해체하려는 시도이다. 저자는 유럽의 28개 주요 국경을 따라가며, 유럽 내부의 경계뿐 아니라 서구 제국주의가 전 세계에 남긴 상처의 자취를 더듬어 경계의 역사와 그 의미를 새롭게 조명한다.

 

유럽의 국경은 그 어느 지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만큼 파란만장하고 비극적인 역사를 지녔다. 1648년 베스트팔렌 조약의 정신 아래 국경은 영토 주권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으며, 영토와 주권이 신성화될수록 국경은 더욱 견고한 철옹성으로 변모했다. 전근대의 혼종적이고 유동적인 경계지대는 국가를 구분하는 날카로운 방어선으로 변질되었고, 이로써 근대적 선형 경계선이 등장하게 되었다. 이러한 국경은 내부외부를 구획하는 이분법적 기준이 되었으며, 소속감과 정체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배제와 차별을 낳는 다면적 성격을 띠게 되었다.

 

베스트팔렌 체제가 지닌 세계사적 의의는 선형적 경계의 개념이 지구적 차원으로 확장되었다는 데 있다. 유럽의 식민주의적 팽창은 경계 설정을 통한 세계정치를 수행하며, 전 지구적 공간의 자의적 분할과 재편성을 추진하였다. , 서구 근대가 창출한 선형적 경계선 모델은 18세기와 19세기의 식민지 정복 과정을 거치며 전 세계로 수출되고 제도화되었다. 자본주의의 세계적 확산은 고대 로마 제국의 분할 통치(divide and rule)’ 원리를 재소환하여 식민지의 변방에까지 이를 밀어붙였고, 그 결과 세계의 지리적 구획화가 가속화되었다. 말하자면, 베스트팔렌 체제가 전 지구를 뒤덮은 셈이었다.

 

서구의 민족주의는 내부적으로는 국민국가와 명확한 국경선을 정립하고, 외부적으로는 제국주의와 결합하여 비서구 세계의 영토를 임의로 분할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현대 지정학의 핵심적 특징 가운데 하나는 전 지구적 국경선의 획정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서구 제국주의와 식민주의가 만들어낸 약탈적 영토 분할과 폭력적 국경 획정이 생산한 모순의 공간식민지 변방의 국경들을 비교사적으로 조명한다.

 

흥미로운 전환이지만, 근대적 국경 개념을 만들어낸 유럽은 유럽연합의 출범과 함께 오히려 경계를 허무는 초국경적 통합을 이루었고 솅겐 체제 아래의 열린 국경은 이전 어느 시대보다 자유로운 이동과 교류를 펼쳐 보였다. 반면 한반도를 비롯한 비서구 세계에서는 서구 열강이 임의적으로 획정한 분계선의 유산이 여전히 깊은 상처와 갈등을 남기고 있다. 식민주의의 종식 이후에도 제국이 만든 국경은 완전히 극복되지 못한 채 오늘날까지 분단과 불평등의 구조 속에 지속되고 있다.

 

국경과 같은 경계는 사회적으로 구성된 산물이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가변적 구조물이다. 따라서 경계를 대안적으로 상상하고 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인식의 틀이 요구된다. 흔히 좋은 담장이 좋은 이웃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 이제 국경을 국가 안보와 이익을 위한 분리와 배제의 선으로만 이해할 것이 아니라 상호 이해와 공존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협력의 공간으로 재성찰해야 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국경을 둘러싼 초국가적·초영토적 기억 연구이다. 국경에 스며든 일상적 삶의 흔적을 추적하는 일은 근대 국가의 정치·사회·경제 엘리트들이 기획하고 설정했던 민족국가의 컨테이너로서의 국경을 넘어, 그 너머에서 형성된 초국가적 연계망과 교류의 기억을 복원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이러한 시도는 영토적 범주 밖에서 생성된 기억들을 수집하고 재구성함으로써 역사를 위와 아래, 중심과 주변에서 동시에 재조망하게 한다. 일국사적 집단 기억을 넘어선 초국가적 기억 연구는, 국경지대가 단절과 대립의 현장이 아니라 상호의존과 관용, 협력과 상생의 역동적 공간이었음을 드러낸다. 이러한 문제의식이 국경 연구의 국제적 논의 확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본서의 영문 번역본은 머지않아 해외 출판사를 통해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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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교수신문.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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